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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사이드 아웃 - 인간의 감정에 대하여

by 은뇸 2022. 4. 27.

 

인사이드 아웃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2015)

인사이드 아웃은 2015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코코를 최고의 영화로 뽑았으나 누군가에게는 인사이드 아웃이 최고의 영화일 것이다. 내가 스스로의 감정을 참을 수 없을 때, 한 번쯤 상상한 적이 있다. 누가 나를 조정하는 게 아닐까? 와 같이 한번쯤은 생각했던 상상을 듣고 볼 수 있는 영상으로 표현하는 일은 엄청난 능력이다. 그것이 이렇게 대단한 공감과 위로를 된다면 더욱 그렇다. 디즈니와 픽사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인사이드 아웃을 이야기한다. 

나쁜 감정은 없다

인사이드 아웃은 귀여운 소녀 '라일리'의 감정 본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사람마다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 5가지의 감정이 있고 이 감정들이 제어판을 이용해 '라일리'의 감정을 운영한다는 설정이다. '라일리'의 눈을 통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각 상황에 맞는 감정 신호를 보내서 행동을 제어한다. 이렇게 생성된 라일리의 기억은 감정에 맞는 색깔을 가진 구슬로 저장된다. 그중 가장 중요한 때의 기억들이 '핵심 기억'이 되고, 핵심 기억들은 성격별 섬을 만든다. 다양한 섬들이 모여 라일리의 인격이 구성된다. 

 

어느 날, 갑자기 이사를 떠나는 라일리 가족. 라일리는 머릿속에서 이쁜 집을 상상하지만 낡은 집을 보고는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다. 실망하려는 라일리를 보고 기쁨이는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애써 기쁜 기억을 생성한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을 뒤로하고 일을 하러 나가는 라일리의 아빠. 기쁨이가 기쁜 기억을 회상시켜보고자 노력하지만 슬픔이가 기쁜 기억에 손을 대자 기쁜 기억이 슬픈 기억으로 바뀐다. 그런데 왜인지 슬픔이는 자꾸 기쁜 기억에 손을 대려고 한다. 기쁨이는 그런 슬픔이를 막으며 라일리가 좋은 꿈을 꾸도록 행복한 기억을 재생시킨다. 다음 날에도 기쁨이는 슬픔이에게 슬픔의 원 안에만 있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슬픈 감정이 작동하지 않는 라일리. 계속해서 기쁜 감정을 가지고 학교에 등교한다. 학교에서 자기소개를 하게 된 라일리. 기쁨이의 노력으로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자기소개를 하는 라일리. 갑자기 슬픔이가 기쁜 기억과 제어판에 손을 대자 라일리의 슬픔 핵심 기억으로 생성된다. 슬픈 기억을 없애려던 기쁨이와 슬픔이는 장기 기억 저장소로 끌려들어 간다. 핵심 기억들이 사라져 라일리의 섬들이 멈춰버린다. 라일리는 '소심', '까칠', '분노'의 감정만 일어난다. 라일리의 엄마는 라일리의 변화를 눈치챘지만, 다른 생각을 하던 아빠는 라일리와 다투게 된다. 아빠는 라일리와 평소에 하던 장난을 치며 화해를 시도하지만 라일리는 무시한다. 감정이 없어지는 라일리의 이러한 행동에 따라 감정의 섬들이 하나둘씩 무너진다. 감정의 섬이 무너질수록 라일리는 정체성을 잃어가고 감정이 없는 아이가 되어 간다. 

 

장기기억 저장소로 간 기쁨이 와 슬픔이는 라일리의 상상 속 친구 '빙봉'을 만난다. 빙봉은 어린 라일리의 상상 속 친구였으나 더 이상 라일리가 생각하지 않아 장기 기억 저장소에 머물러있다. 본부로 돌아갈 수 있는 생각 기차로 향하던 세 친구. 상상의 나라에 도착해 빙봉의 로켓과 라일리의 상상 속 남자 친구를 만난다. 상상의 나라 청소부들이 빙봉의 로켓을 기억 쓰레기장에 버리자 빙봉은 상처를 받고 슬픔에 빠진다. 빙봉은 기쁨이의 노력에도 회복하지 못한다. 그러나 슬픔이가 빙봉의 슬픔을 공감해주자 빙봉은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난다. 공감과 이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라일리가 잠이 들자 생각 기차는 멈춰버리지만 라일리를 깨워 기차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하지만 본부에 남은 세 감정들의 실수로 라일리는 가출을 시도하고 라일리의 정직 섬이 무너지며 기쁨이, 슬픔이, 빙봉은 기차에서 떨어진다. 그곳에서 우연히 본부로 가는 튜브를 발견한다. 기쁨이는 슬픔이를 두고 혼자 본부로 가려다가 기억 쓰레기장으로 떨어진다. 처음으로 슬픔을 느끼는 기쁨이. 기쁨이가 기쁜 기억을 만지자 라일리의 한 기억이 보인다. 엄마와 아빠는 슬픔이 덕분에 라일리를 위로하러 왔음을 깨닫는다. 빙봉 로켓을 타고 쓰레기장을 벗어나고자 시도하는 기쁨이와 빙봉. 계속되는 실패에 빙봉은 자신을 희생해서 기쁨이를 올려 보내고 사라진다. 혼자 구름을 타고 떠다니는 슬픔이를 발견하는 기쁨이. 사다리를 만들어 슬픔이를 찾아 함께 본부로 온다. 기쁨이는 처음으로 슬픔이에게 제어판 작동을 부탁한다. 슬픔이가 제어판을 만지자 라일리는 부모님에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한다. 라일리의 마음을 알게 되는 부모님은 라일리를 이해하고 가족의 사랑을 깊어진다. 기쁨과 슬픔이 섞인 새로운 핵심 기억과 섬들이 만들어진다.

 

각자 만드는 감정의 길

개인이 느끼는 감정은 다양하다. 성인도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기란 어렵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감정은 5가지로 요약했지만 5가지의 감정들이 섞이다 보면 셀 수 없는 감정들이 존재한다. 영화의 마지막 핵심 기억은 기쁨과 슬픔이 섞여서 만들어졌다. 기쁨이는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서 기쁨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슬픔을 느껴본 기쁨이는 기쁨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슬픔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슬픔과 기쁨이 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겪은 라일리의 감정 세계는 더욱 다양하고 넓어진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한다. 사랑을 해도 모두 다른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해도 모두 다른 이별을 한다. 그런 경험들 속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겪으며 성장한다. 감정은 쉽게 정의할 수 없다. 특히 다른 사람의 감정은 내가 특정 짓거나 가늠할 수 없다. 각자의 감정의 길은 각자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우리는 서로 옆에 있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 영화를 본 우리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기쁨이가 필요한지? 슬픔이가 필요한지? 혹은 그 둘 다 필요한지?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적어도 외로운 사람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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