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2003년 최초 개봉을 했다. 명작으로 평가받으며 2016년 첫 재개봉을 하고, 2020년 두 번째 재개봉을 했다. 다나베 세이코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란 단편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 감동 '이누이 잇신'은 독립영화를 만들던 감독이다. 동화책과 TV 프로그램도 제작하는 재능이 많은 감독이다. 소설과 감독의 조합이 참 좋았다. 출연하는 '츠마부키 사토시'는 하정우와 한일 합작 영화를 찍었다. 여자 주인공인 '이케와키 치즈루'는 이민기와 한국 영화에 출연했다. 두 배우가 한국과 인연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감당할 수 없는 담담한 이별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츠네오'는 마약을 운반한다는 할머니의 소문을 듣는다. 어느 날, 할머니의 유모차가 내려와 그 안에 있는 한 소녀 '조제'와 처음 만난다. 다리가 불편해 걷지 못하는 '조제'는 할머니가 유모차로 산책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츠네오는 조제의 집에서 조제의 음식을 먹고 함께 책을 읽으며 친구가 된다. 츠네오를 처음 만났을 때 조제는 경계하지만 어느새 조제와 마음이 가까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츠네오는 장애인 복지 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제의 집수리를 하는 날, 츠네오의 여자 친구 '카나에'가 조제의 집에 방문한다. 여자 친구의 존재를 알게 되는 조제는 츠네오에게서 마음을 닫고 옷장에 숨어버린다. 조제의 상처받은 모습을 본 할머니는 츠네오에게도 더 이상 오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다. 조제와 할머니의 단호함에 조제를 잊으려 노력하는 츠네오. 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조제를 찾아간다. 너무나 늦게 찾아온 츠네오에게 속상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조제. 마음에도 없는 모진 말들을 한다. 하지만, 그런 말속에서 조제의 본심을 알게 된 츠네오는 조제와 함께하기로 마음먹고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두 사람은 동물원도 가고, 소소하고 행복한 날들을 보낸다. 츠네오는 처음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며 기뻐하는 조제를 마냥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츠네오는 조제와의 미래를 꿈꾸기 시작하고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조제와 함께 고향에 가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점점 츠네오는 일반적인 연애와는 다른 부분들을 힘겨워한다. 조제와 물고기를 보기 위해 수족관에 간 츠네오. 닫힌 수족관에 실망한 조제는 츠네오에게 짜증을 내고 지친 츠네오는 조제와의 미래를 고민하게 된다. 눈치를 많이 보면서 살아온 조제는 그런 츠네오의 마음을 바로 알아차린다. 조제는 수족관에 가지 못했으니 바다를 가자는 제안을 한다. 두 사람은 물고기 배경의 숙소에서 사랑을 나눈다. 조제는 물고기에 자신을 투영하고, 결국은 자신이 혼자 남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여행에서 돌아온 두 사람은 여전히 사랑을 하지만 지친 츠네오는 집을 나온다. 조제는 츠네오의 지친 모습을 본 순간, 이별을 직감했을까? 츠네오와의 이별 앞에서도 담백하게 보내주려 노력한다. 조제의 집에서 나와 전 여자 친구 카나에를 만나는 츠네오. 카나에와 함께 걷던 츠네오는 주저앉아 울어버린다. 힘들었던 사랑을 두고 도망쳐버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오열하는 츠네오를 원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볼수록 여운이 짙은 영화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재밌게 봤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조제가 보였다. 유모차에서 숨어서 세상을 봐야하는 마음, 할머니를 잃고 혼자 남은 마음, 지친 남자 친구를 보내주는 마음. 조제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있으면서도 조제의 뾰족한 말들이 아팠다. 두 번째로 봤을 때는 츠네오가 보였다. 선입견을 이겨내고 조제에게 다가가는 마음, 조제의 행복한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 현실의 벽에 지친 마음, 그런 자신을 인정하고 도망친 마음. 마지막에 도망친 츠네오가 오열하는 장면은 볼수록 마음이 아픈 장면이다. 혼자 남은 조제에 대한 미안함과 돌아갈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원망을 토해내는 츠네오. 츠네오와 조제의 이별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츠네오와 조제를 보면서 나는 어느 편에 있을까 고민해본다. 한 이별에서는 츠네오였으며, 다른 이별에서는 조제였다. 강한 여운으로 영화가 끝난 후에도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코미디 영화입니다. (0) | 2022.05.01 |
---|---|
플립(Flipped) 순수한 사랑의 아름다움 (0) | 2022.04.30 |
인사이드 아웃 - 인간의 감정에 대하여 (0) | 2022.04.27 |
인턴 : 인생이란 회사에서 살아남기 (0) | 2022.04.26 |
백만 엔 걸 스즈코! 도망치지않고 부딪히기 (0) | 2022.04.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