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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만 엔 걸 스즈코! 도망치지않고 부딪히기

by 은뇸 2022. 4. 24.

백만엔걸 스즈코

 

작지만 큰 위로

일본 영화 백만 엔 걸 스즈코(百万円と苦虫女)는 2008년에 개봉한 아오이 유우 주연의 드라마 장르 영화다. 타나다 유키 감독은 일본에서는 다양한 작품은 선보이며 아직까지도 활동하는 젊은 여자 감독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감성과 영화에 담긴 메시지는 많은 여성들에게 울림을 준다. 아오이 유우는 인물이 좋은 배우로만 알고 있었고 출연작은 처음 보았지만 생각보다 연기가 좋았다. 잔잔하지만 작지 않은 메시지를 던지는 이 영화. 밝은 포스터에 그렇지 않은 스토리지만 지친 순간 위로를 얻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본다.

 

스즈코, 그리고 백만 엔

스물한 살 '스즈코'는 집에 생활비를 대면서 알바를 하고 있는 취업준비생이다. 독립을 위해 친구와 함께 동거를 시작하지만 친구의 남자 친구('타케시')도 함께 지낼 거라는 친구. 하지만 친구와 '타케시'가 헤어져 타케시와 둘이 살게 된다. 첫날, 타케시는 스즈코가 데려온 고양이를 버린다. 시즈코는 화가 나 타케시의 물건을 버린다. 스즈코가 버린 타케시의 짐에는 백만 엔이 있었고 스즈코는 전과자가 된다. 출소한 스즈코는 다시 집으로 들어가지만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백만 엔을 벌면 집을 나가기 위해 주변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착실하게 돈을 모은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동생은 그대로 괴롭힘을 당한다. 그런 동생은 누나 스즈코가 괴롭힘을 당하지만 당당하게 이겨내는 누나를 보고 누나에게 마음을 연다. 둘은 편지를 보내며 서로 의지하는 관계가 되고, 백만 엔을 모은 스즈코는 도쿄를 떠나 작은 바닷가 마을로 간다. 바닷가에 있는 빙수 집에 취업하여 빠르게 일에 적응하여 돈을 모으는 스즈코. 전과를 들키기 싫어 조용히 일만 하는 스즈코는 어쩔 수 없이 바닷가에 열리는 파티에 참석한다. 낯선 스즈코에게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며 고백하는 남자. 스즈코는 그런 남자를 피해 백만 엔을 들고 다시 작은 산속 마을로 간다. 산속 마을의 복숭아 밭에서 일을 하는 스즈코에게 마을 촌장이 찾아와 홍보를 해달라고 요구한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인 회의장에서 거절하는 스즈코. 스즈코의 마음을 모르는 마을 사람들은 스즈코를 모욕하고 스즈코는 전과가 있음을 고백하고 자리를 뜬다. 백만 엔을 다 채우지 못했지만 마을을 떠나는 스즈코.

 

두 번의 상처를 안고 도착한 도시에서는 원예 코너에서 알바를 시작한다. 일에 서툰 스즈코를 달래주고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동료 '나카지마'에게 묘한 감정이 생기는 스즈코. 나카지마와 우연히 만나 시간을 보내다 처음으로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한다. 전과자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고백을 하는 나카지마에게 스즈코도 마음을 드러내고 둘은 동거를 시작한다. 사실은 낯선 곳을 갈 때마다 힘들고 오히려 주변 환경에 자신을 맞추다 보니 정체성이 흐려지고 있던 스즈코. 사람들과 친해질 즈음 자신이 드러날까 봐 도망쳐온 스즈코는 자신을 편견 없이 바라봐 준 나카지마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스즈코의 급여표를 보고 스즈코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하는 나카지마. 그런 관계에 회의감이 들어 나카지마에게 이별을 고하고 다른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때 동생에게 온 편지를 읽는다. 동생은 누나에게 받았던 용기로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친구가 다쳤다. 부모님은 전학을 권하지만 도망치지 않겠다는 동생. 그 편지를 보고 시즈코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기 마련인데 헤어짐이 두려워 도망갔던 자신의 약함을 인정한다. 이제는 도망치지 않겠다 다짐하고 새로운 장소로 떠난다. 나카지마는 늦었지만 백만 엔이 모이면 스즈코가 떠날까 봐 계속해서 돈을 빌린 것이라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스즈코를 찾지만 만나지 못한다. 스즈코는 오해가 쌓인 채로 떠나지만 용기를 가지고 도망치지 않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마음이 단단해질 것

스즈코는 나카지마에게 자신이 겉돌기만 해서 차라리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냐고 물어본다. 그런 생각을 해봤던 나는 스즈코의 마음에 공감했다. 삶의 회의감이 들 때 그 자리에 주저앉고 이겨낼 힘조차 없어질 때가 있다. 이때, 사람들은 이겨내기 위한 것보다 도망치는 것을 선택한다. 도망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망치고자 하는 마음을 안고 도망친다면 결국은 다시 도망쳐야 한다. 스즈코가 바닷가 마을에서도 작은 산속 마을에서도 상처를 받고 도망친 것처럼 말이다. 나카지마를 떠나는 스즈코는 다른 마을을 떠날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도망치지 않고 부딪히기 위한 발걸음은 밝고 당차다. 나아가야 할 때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자신을 보고 용기를 얻은 동생처럼 동생을 보고 용기를 받는 스즈코. 그런 남매를 보며 용기를 얻게 해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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